In Korea

지리산 종주 (2)

산삼씨 2010. 7. 22. 22:03


여기는 장터목 대피소다. 

벽계령 까지 너무 여유 부리면서 느긋하게 걸었던 탓에 야간 산행도 하고 대피소 예약 했던 자리까지 뺐겨 간신히 복도에서 자야만 했던.. 그런 아픔을 겪고 나니 감상은 나에게 사치라는걸 알게 됐고, 정신없이 걷다 보니 아마 이때가 4시 정도였을거다. 그 시간에 도착하고 말았다 ㅋ
여유롭게 쉴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노예근육도 힘들긴 한가보다.. ㅋㅋ




새벽 3시에 일어나 일출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일출을 볼 수 있다던데, 우린 한방에 보고 말았다,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ㅋ








좋았다.. 눈물도 움찔 나려 했다. ㅋ

너무 춥더라.. 눈물도 얼어버릴만큼 ㅠ_ㅠ









내려오는길에 계곡이 이뻐 잠시 쉬다가기로 했다. 

아침과는 달리 너무도 더운 날씨에 우리는 발을 담그기로 했다.



이틀만에 모자를 벗은 노예근육남 ㅋ




양말도 모조리 땀에 젖어 햇볓에 말리고




발꼬락에 때도 벗겨내 본다 ㅋ



이틀동안 나를 잘 이끌어 주었던 멋진 아버지 등산화.. ㅋ

아부지 감사합니다~ ^_^;








다 내려와 막걸리에 삼겹살을 먹었다. 
너무 비싸고 냉동삼겹이라 맛도 별로 없었다.. -_-;; 

다만, 다들 먹는다는 얘기에 그냥 한번 먹어 봤을 뿐..


추위가 가시지 않아 부지런히 삼겹살 불판에 내 몸도 녹여 본다. 



터미널이다.

사람들이 자꾸 이상하게 쳐다본다.. 하긴, 이틀동안 양치한번 못했는데 ㅋㅋ




같이 가실라우? ㅋ

좋았다.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고 많은걸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지리산 종주, 

내 인생도 마찬가지일듯 하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다리에 쥐가 나고 무거운 배낭이 나를 아래로 끌어 내리려 해도

이겨내고 한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면 난 어느새 정상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난 언제나 힘들어도 한발자국씩 천천히 딛을 것이고 그 한발자국이 모여

터미널에 앉아 시원한 콜라 한캔에 담배 한모금을 들이킬 수 있다는 것을.. 

이때처럼, 언제나 힘내자!!